온 정성을 다해 키웠는데 삼 형제가 모두 지적장애를 앓게 될 줄은 몰랐다. 홑벌이 가장 밑에 딸린 식구만 4명.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도 살림은 넉넉하지 않았다. 세 아들 치료는커녕 먹고살기도 급급해 정작 내가 병 들어간다는 사실은 몰랐다. 당뇨로 시력을 잃을 위기에 처한 배화정(43·가명) 씨는 "아이들이 아직 잘 읽고 쓰지도 못해 엄마가 조금은 더 필요한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배 씨를 힘들게 한 것은 당뇨병보다 합병증이었다. 눈앞은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뿌옇게 흐려졌다. 배 씨는 "지난해 4월부터는 달력에 숫자가 전혀 안 보이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막들도 두 개로 보이는 등 시력이 갑작스럽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첫째(17), 둘째(14), 셋째(10) 삼형제가 모두 지적장애를 앓으면서 살림은 한 번도 펴지지 않았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도 아닌 탓에 남편 김동찬(53·가명) 씨는 가족을 먹여 살리고자 7년간 전국 각지의 건설 현장을 전전하기도 했다. 배 씨는 "남편이 공장에서 일했는데 공장이 자꾸 문을 닫고 일을 한다고 해도 100만원 정도 벌었다"며 "애들이 커나가고 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건설일용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런 남편에게도 불상사가 일어났다. 2년 전쯤 허리를 크게 다쳤지만 산재처리도 못 받고 쫓겨났던 것이다. 남편은 현재는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면서 17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하지만 5인 가구가, 지적장애를 앓는 아들 셋을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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