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비수를 꽂고 떠나버린 전 남편 때문에라도 잘 살고 싶었다. 당뇨로 망가진 신장을 고치기만 하면 새 인생이 찾아올 줄 알았다. 그러나 왼쪽 다리가 예고없이 썩어들어갔다. 다리를 절단할 당시에는 모든 희망도 잘려나간 것만 같았다.
경북 구미시에 살고 있는 강 씨는 지난해까지 구미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9월 대구까지 와서야 골수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발을 디뎌도 발목과 발가락에 촉감이 아예 없었다. 강 씨의 오른쪽 발목뼈는 이미 모두 녹아 절단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해진 상태였다. 강 씨는 "대구에서는 '왜 더 빨리 오지 않았느냐'고 성화였지만 집 근처 병원에서는 3년간 치료를 받으면서도 한번도 골수염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다 할 재활치료는 꿈도 못 꾼다. 의족을 맞추려면 700만원이 필요하지만 이 돈마저 구할 수 없어 지인들을 통해 급전을 빌려야 했다. 그런 강 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는 집에서 거실을 빙빙 돌거나 유튜브를 보고 요가 동작을 따라하는 것이다.
이주형 기자 coolee@imaeil.com 가정복지회는 매일신문과 어려운 이웃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지원하는 '이웃사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거주자로 진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주세요. 전화 053.287.00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