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날씨에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던 경북 구미시 해동면에 위치한 한 외딴 아파트. 현관문을 활짝 열어둔 집에 들어서자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열기가 가득했다. 벽에 걸린 오래된 선풍기 한 대만 열심히 집 안 가득한 열기를 내쫓고 있었다.
이들 부부의 유일한 희망은 하나뿐인 아들 원호(가명‧9)다. 표정 하나 없던 남편도 원호가 돌아오는 시간에는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그런 원호도 아빠 마음을 아는지 집에 오면 이야기꾼 모드가 된다.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아빠에게 자신이 본 바깥세상을 한참 설명하다 잠든다.
배주현 기자 pearzoo@imaeil.com 대구경북 거주자로 진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주세요. 전화 053.287.0071 |